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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산관리

디지털 자산 목록 만들기: 계정, 비밀번호, 구독 내역

디지털 자산 목록 만들기: 계정, 비밀번호, 구독 내역

 

 

1. [디지털 자산 관리의 시작] 왜 목록화가 필요한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있어 디지털 자산은 단순한 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인터넷 뱅킹, 이메일, 소셜미디어 계정, 클라우드 저장소, 스트리밍 서비스, 암호화폐 지갑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삶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산들이 대부분 비물리적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가 사망하거나 사고로 인해 판단 능력을 상실할 경우, 가족이나 법적 대리인이 이 자산들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비밀번호나 2단계 인증 정보는 본인 외에는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플랫폼 사업자들도 개인 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유족에게 정보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기본이자 필수적인 준비가 바로 디지털 자산 목록을 체계적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이 목록은 자산의 위치, 로그인 방법, 관리 여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며, 나아가 유언장이나 디지털 유산 계획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목록화는 디지털 자산 관리를 위한 ‘첫 단추’이며, 반드시 생전부터 준비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2. [계정 정보 정리법] 주요 서비스별 계정 목록화 전략

디지털 자산 목록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다양한 온라인 계정의 체계적인 정리다. 먼저, 자주 사용하는 주요 계정부터 나열해보는 것이 좋다. 이메일, 은행 앱, SNS, 클라우드, 유튜브, 넷플릭스, 온라인 쇼핑몰, 정부24 등 수많은 계정이 존재하며, 여기에 포함된 개인정보나 파일, 결제 수단은 고인의 사후에도 가치 있는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계정 목록에는 서비스명, 로그인 주소(URL), 아이디(이메일 주소 등), 생성일, 상태(활성/비활성), 주요 용도 등을 함께 기록하면 보다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가능하다면 각 계정에 연결된 대체 이메일 주소나 전화번호도 함께 정리해두면 유족이나 대리인이 복구를 시도할 때 유용하다. 구글 시트나 엑셀, 또는 암호화된 패스워드 관리 앱 등을 이용해 항목별로 정리하면 이후 디지털 유언장이나 상속 계획 수립 시 참고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3. [비밀번호 관리] 보안성과 접근성의 균형 찾기

많은 사람이 계정 정보를 정리하려고 해도 비밀번호 관리에 어려움을 느낀다. 최근 보안 강화로 인해 2단계 인증, 생체 인식, OTP 등 다양한 보안 장치가 도입되면서 단순히 계정과 비밀번호만 알아도 로그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아졌다. 그렇기 때문에 비밀번호 목록에는 비밀번호 자체뿐만 아니라, 인증 방식, 백업 이메일, 인증 기기 정보까지 포함시켜야 실질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비밀번호는 단순 문서로 정리할 경우 유출 위험이 있으므로, 암호화된 패스워드 관리자 앱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표적인 도구로는 1Password, LastPass, Bitwarden 등이 있으며, 이 앱들은 생전에 ‘비상 접근 키’ 또는 ‘디지털 상속자’를 지정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단, 이마저도 관리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므로, 최소한 한 명 이상의 신뢰할 수 있는 가족 또는 변호사에게 마스터 키 혹은 접근 권한을 문서화하여 전달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보안성과 접근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비밀번호 관리의 핵심이다.


4. [구독 서비스 정리] 자동결제의 함정과 해지 절차

현대인은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생활의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넷플릭스, 왓챠, 유튜브 프리미엄, 스포티파이, 마이크로소프트365, 어도비, 웹하드, 온라인 클래스, 도서 대여 등 서비스는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사망 이후 이러한 자동결제 시스템이 계속해서 유효하게 작동할 경우, 가족이나 유족에게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자산 목록에는 모든 정기 구독 서비스의 이름, 등록 이메일, 결제 주기, 결제 수단, 해지 방법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일부 서비스는 고객센터를 통해 사망자의 사망 사실을 증명하면 계정을 해지해 주기도 하지만,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오랫동안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 사망 후 일정 기간 동안 신용카드에서 계속 빠져나가는 구독료는 소액이더라도 쌓이면 유족에게 부담이 된다. 생전에 이러한 서비스 목록을 체계화하고, 불필요한 구독은 미리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디지털 자산 관리의 일환이다.


5. [디지털 자산 목록의 생명력] 갱신과 전달 체계 마련하기

디지털 자산 목록은 작성하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갱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새로운 서비스가 생기거나 비밀번호가 변경되고, 기존 구독이 종료되는 등 디지털 자산은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목록을 점검하고 업데이트하는 루틴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분기별, 혹은 연 1회의 점검 시기를 정해 목록을 재작성하거나, 변경된 내역을 덧붙이는 방식이 있다.

또한 이렇게 정리한 목록은 신뢰할 수 있는 가족, 법률 전문가, 또는 디지털 상속 관리자에게 적절히 전달될 수 있도록 체계화되어야 한다. USB나 외장하드, 암호화된 파일 형태로 보관하거나, 보안된 클라우드에 백업하고 마스터 키를 공유하는 방식 등이 있다. 일부 전문 서비스는 이러한 디지털 유산을 관리하고, 사망 후 자동 전달되는 시스템을 제공하기도 하니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디지털 자산 목록은 단순한 정보 집합이 아닌, 사후에도 안전하고 신속하게 자산을 보호하고 전달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