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지털 자산의 정의] 가치를 지닌 온라인 기반 자산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은 디지털 형태로 존재하며 금전적 또는 정보적 가치를 지닌 모든 콘텐츠와 데이터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온라인 기록을 넘어서,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와 연결된 자산을 포함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 유료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유튜브 채널의 광고 수익, 도메인 주소, 온라인 쇼핑몰 계정 등이 있다.
또한 저작권을 가진 콘텐츠(예: 전자책, 온라인 강의, 사진, 음악), 유료 구독 계정(예: 넷플릭스, 웹툰, 게임 아이템), 클라우드 저장소의 자료들까지도 디지털 자산에 포함된다. 이들은 모두 ‘소유’ 개념이 성립되며, 그에 따라 권리 이전과 상속이 가능한 자산이다. 특히 NFT(Non-Fungible Token)의 등장으로 디지털 자산은 고유성과 거래 가능성을 갖춘 실질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요컨대, 디지털 자산은 단지 인터넷에 존재하는 정보가 아니라, 소유권과 시장 가치가 인정되는 디지털 재산이다.
2. [디지털 유산의 개념] 삶의 흔적과 기억을 담은 정보
반면 디지털 유산(Digital Legacy)은 사망 이후에도 온라인상에 남겨지는 개인적 기록과 정체성의 흔적을 의미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개인의 생애와 연결되어 있으며, 경제적 가치보다 정서적 가치가 중심이 된다. 예를 들어, 고인이 남긴 블로그 글, SNS 게시물, 이메일 대화, 사진 및 영상, 개인 노트, 포털 사이트의 활동 기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디지털 유산은 법적 소유권이나 상속보다는 기억의 보존과 정체성의 연장에 더 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남겨진 가족은 이를 통해 고인의 삶과 생각을 회상하며 심리적인 위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유산은 사후 관리가 되지 않으면 사생활 침해나 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어, 디지털 추모 문화와 연결되는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디지털 유산은 금전적 가치를 넘어서, 사람의 삶과 존재를 증명하는 디지털 흔적이다.
3. [법적 관점의 차이] 자산은 상속, 유산은 보호 대상
법적 측면에서도 디지털 자산과 유산은 명확한 차이를 가진다. 디지털 자산은 민법상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며, 사망 시에는 상속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인의 비트코인 지갑, 수익형 유튜브 채널, 유료 콘텐츠 저작권 등은 법적으로 유족이 상속 청구를 할 수 있는 대상이다. 이에 따라 계정 접근 권한을 확보하고, 소득세와 상속세 등을 정산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반면 디지털 유산은 현행법상 직접적인 상속 대상이 아니다. SNS나 이메일 등의 계정은 플랫폼의 정책에 따라 일정 기간 후 자동 삭제되거나 추모 계정으로 전환될 수 있으며, 가족이 정보에 접근하려면 별도의 요청과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 더욱이 대부분의 플랫폼은 개인 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타인에게 계정 정보를 넘기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유족이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디지털 유산은 상속이 아닌 사전 관리와 보호 조치가 필요한 ‘정체성 중심’의 자산이라 할 수 있다.
4. [통합 관리의 필요성] 생전 정리로 미래를 준비하다
이처럼 디지털 자산과 유산은 개념과 법적 지위 모두에서 차이를 가지지만, 현실 속에서는 서로 연결되어 함께 관리되어야 할 요소들이다. 특히 사람이 언제 세상을 떠날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생전에 자신의 디지털 흔적을 미리 정리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디지털 자산 목록을 정리하고 상속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비밀번호 관리자 프로그램을 활용해 중요한 계정 정보를 암호화 저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가족에게 접근 방법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둘째, 디지털 유산의 경우에는 소셜미디어 계정의 추모 계정 지정, 메일 자동응답 설정, 클라우드 자료 백업 등의 준비가 중요하다. 또한 디지털 유언장이나 사후 디지털 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통해 생전에 자신이 원하는 처리 방식을 구체적으로 남길 수 있다.
디지털 세대의 우리는 단순한 소유를 넘어, 존재와 기억까지 관리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 자산과 유산을 구분하고 함께 관리하는 것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배려이자 책임 있는 삶의 태도다.